여기서‘5년’이란 기간은 정해진 기간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기간이다. 어쩌면 너무나 길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구들의 경우 매년 20%는 이사를 한다는 통계가 있다. 대체로 5년 정도에 이르면 살던 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거나 그동안 타고 다니던 차량을 바꾸게 된다. 실은 5년 정도면 아이들도 크고 거푸집이 좁아져서 바꿔야 하는 상황에 이르는지도 모른다.

이 주기가 대체로 5년 안팎에 이른다고 보면 된다. 그 결과가지고 있는 고객의 데이터 중 20% 정도가 매년 바뀌게 된다. 5년이 지나면 기존에 구축한 고객의 데이터베이스 기반은 거의 갱신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어느 기업이든지 취급하는 제품을 분석하면 5년 이전에 출시된 품목들이 기여하는 바는 현격히 줄어들게 된다. 과거에 만들어진 데이터와 제품을 그대로 누적시키다 보면 기업 내부가 한없이 번잡해진다. 이삿짐 역시 이사갈 때마다 과감하게 버리지 않으면 평생 쓰지도 않는 물건들로 공간을 가득 채우게 된다.

  ◀ 꾹 추천해 주시면 저에게 힘이 됩니다. 로그인 필요없습니다.


DPP_0044 by juwon.ki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를테면 은행은 매년 수십 종의 금융상품을 만들어 낸다. 실제로 창구에서 팔리는 상품의 90% 이상은 상위 5~10종류 이내에 속한다. 음반회사 역시 5~10개의 최신 타이틀이 매출의 95%이상을 차지한다. 콘텐츠 비즈니스로 갈수록 이러한 상위품목으로의 집중화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거의 모든 회사들도 상위 소수의 제품이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매장이나 창구에서는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해당상품을 찾아서 팔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 휴유증은 어디선가 꼭 부담으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첫 번째 사례가 콜센터이다. 고객의 문의전화를받아서 즉시 답변을 처리해야 하는 콜센터의 경우 고객이무슨 내용을 물어볼지 모른다. 고객이 물어볼 수 있는 내용보다 10배 이상의 상품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창구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가짓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기억해야할 지식의 양은 체증적으로 늘어난다.

 자주 듣는 질문이나 아주 가끔씩 묻는 질문이나 기억해야 하는 심적부담은 똑같다. 심지어는 10년 전에 취급했던 상품을 묻더라도 상담원이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면 고객의 불만 건수는 동일하게 한 건으로 기록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해서 비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고객의 이동에 따라 상권 이동이 체계적으로 일어나는 만큼 진취적인 은행은 5년이면 모든 점포의 배치가 바뀌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즉, 경영자는 매년 20% 상당의 점포가 로케이션을 옮기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만일 실무진에게서 한 해에 위치를 이동한 점포의 비중이 20%에서 위아래로 5% 이상을 넘어섰다는 보고가 올라온다면, 거꾸로 경영진은 은행의 점포전략이 상권의 이동을 제대로 추적하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들여다보는 잣대로 삼을 수 있다.

기업으로는 어차피 체계적인 폐기(Systematic Abandon)가 필요하다. 경쟁사로 인해 폐기가 되기 전에 먼저 스스로 제품을 폐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른바 과감한 선셋(Sunset) 조항을 설정하는 것도 한 벙법입니다. 일정기간이 지나거나 어떤 품목의 단위당 매출액 또는 수익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해당품목을 폐기하는 것이다.

5년마다 지식의 기반을 통째로 바꿔라
영화관에서는 아무리 제작비를 많이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일지라도 객석점유율이 일정률 이하로 떨어지면 곧장 막을 내린다. 백화점 매장에서도 정 필요한 구색상품이 아니라면 수익이 오르지 않는 품목은 하룻밤 사이에 구석으로 밀려난다. 아예 매장에서 사라지는 일도 가차없이 일어난다.

왕년의 스타급 선수라도 타율이 부진한 프로야구 선수는그 즉시 마이너리그로 떨어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회사는 이보다 후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 문제가 된다. 비단 제품만 의 이야기는 아니다. 연장해보면 출시되는 출시되는 제품은 그 회사가 구축한 지식기반 위에서 나온다. 회사는 5년마다 지식 기반을 송두리째 바꾼다는 기본 원칙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적어도 경영자의 마음속에서 원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를 실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매년 경영진부터 자신들의 머릿속에 담긴 지식을 20%씩 바꿔 나가는 것이다. 지식이 안 바뀌면 물리적으로라도 사람을 바꿔 버린다. 머릿속의 지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경영진 각자가 스스로 기술하게 하라.
그 다음에는 핵심실무자 선에서 할 일이 남아 있다. 업무 프로세스와 이를 기술해 놓은 모든 방법서들을 들여다보고 매년 20% 상당이 바뀌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바뀐 내용이 20%선에서 한참 밑돈다면 반드시 그 이유를 입증하게 하라.

정기적인 확인작업을 위해서 회사는 별도의 팀을 구성할 수있다. 지식은 스스로 바뀔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사람이 알아서 필요한 지식을 바꾸어야 한다.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을 바꾸는 것은 당연하다.

불필요한 지식을 버리는 것도 대단한 기술이다. 인터넷 시대에는 너무나 많은 정보다 흘러다닌다. 정보를 구하는 것보다는 버리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지식을 쌓아두는 것보다는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기존에 배운 것이 더 제약을 가져오는 시대가 되었다. 역설적이기는 하지만 피터 드러커의 말대로 필요한 것을 배우는 일보다 불필요한 것을 배우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인위적인 정보의 독점에 기대어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하던 시절은 끝났다. 유지하더라도 그 기간은 굉장히 짧아졌다.

경영자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은 회사조직 내에서 고급정보의 독점을 통해서 자리를 유지하고, 그 자리가 또 그 사람을 만드는 일이 가능했다. 임원이라는 직위가 제한된 정보의 독과점을 통해서충분히 부하직원들을 긴장시키고 존경을 쥐어짜내며 다스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제한이 가져오는 지식의 우월성이란 얼마나 취약한가. 회사 내에서는 가능해도 회사를 벗어나 기업들 간의 경쟁구도에서는 더 이상 경쟁력으로 통하기어렵다.

사내에서는 정보는 무조건 공유하게 하라. 정보의 제한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던 인물들이 바짝 긴장할 것이다. 그러면 공동의 기반 위에서 정확히 그 사람의 통찰력과 판단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정보의 체계적인 버리기와 공유하기, 그것이 조직의 긴장을 도모하는 지렛대이다. 이러한 일들을 일시적인 볼거리로 형성하지 말고 조직 내에 항시 주류가 되게 상시 프로세스를 정착시켜라.





이성규 : 연합자산관리(주) 대표이사
‘‘이헌재식 경영철학’
(열매출판사, 2004)에서 전재

Webcash(웹케시) 자금과경영 매거진 2010년 5월호 (통권 17호)



 





     블로그의 모든 글은 웅이아뿌의 동의 없이 스크랩발행과 재배포를 할 수 없습니다.
     인용과 주소 링크를 선호합니다.
[저작권원칙]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물이 고이면 썩는다고 하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것도 계속 반복되는 것보다는
    주기적으로 변화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

    2010.06.25 08: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변화란 늘 어려운 건 가봐요. 그게 작은 변화라 할 찌라도 말입니다.

    2010.06.27 00:43 [ ADDR : EDIT/ DEL : REPLY ]
  3. 요즘 같은 정보화시대엔 5년도 빠른 것 같지는 않아요.(^^*)
    급속도로 빨리 빨리 변해 가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느림의 미학" 고집하는 저 같은 사람한테는 사는 것 자체가 "苦"랍니다.ㅎㅎㅎㅎㅎ

    2010.06.29 12:40 [ ADDR : EDIT/ DEL : REPLY ]